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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객 분노한 하와이 관광세 논쟁

by chaniko 2025. 5. 4.

 

최근 하와이 주정부가 관광세 부과 정책을 강화하면서 전 세계 해외여행객들 사이에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푸른 바다와 이국적인 자연환경으로 전 세계 관광객의 사랑을 받아온 하와이는, 오랜 시간 관광산업에 의존해 왔고 그로 인한 부작용도 점차 표면화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환경을 보전하고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보호하려는 취지에서 '관광세'라는 형태의 공공수익 시스템이 강화되고 있지만, 관광객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비용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글에서는 관광세의 정의와 하와이의 도입 현황, 이 정책이 하와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지속가능한 관광의 관점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상세히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하와이에서의 도입된 관광세란 무엇인가?

관광세는 여행객에게 추가로 부과되는 공공 재정 수단으로, 일반적으로 호텔 숙박 요금이나 관광지 입장료에 포함되는 형태로 적용됩니다. 목적은 분명합니다. 관광객 증가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 훼손, 인프라 과부하, 교통 혼잡, 쓰레기 문제 등 외부 비용을 일정 부분 외부 이용자에게 부담시키고, 이를 지역사회 유지와 복원에 활용하는 것입니다.

하와이는 2023년부터 관광세 정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해변 및 자연공원에 대한 입장료 부과입니다. 다이아몬드 헤드 주립 기념지나 하나우마 베이 자연보호구역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각각 $25~$30의 입장료가 요구되며, 이는 관광객에게만 적용되고 현지 주민은 면제됩니다. 또 호텔에 숙박할 경우 숙박요금의 13~15%에 달하는 ‘Transien Accommodations Tax(TAT)’가 부과되고, 일부 카운티에서는 추가적으로 환경 기여금이 포함됩니다.

특히 마우이 카운티는 대형 산불 이후 재건 비용을 충당하고 지역 경제 안정을 위한 일환으로 관광세 수익의 활용 방안을 확대하고 있으며, 오아후 역시 연간 수천만 달러에 이르는 세수 확보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와이 주의회에서는 ‘방문객 책임법(Visitors Responsibility Act)’이라는 명칭으로 관광객들에게 환경 보호와 지역 기여에 대한 책임을 부과하는 제도적 기반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일부 관광객들에게 불쾌감과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세금 폭탄이다”, “왜 여행자만 부담해야 하느냐”는 비판이 SNS와 여행 포럼을 통해 확산되고 있으며, 실제로 하와이 여행을 포기하고 동남아나 유럽으로 목적지를 바꾸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는 향후 하와이 관광 산업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하와이 경제와 관광세의 상관관계

하와이 경제는 단일 산업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관광업이 있습니다. 2022년 기준으로 연간 약 960만 명의 관광객이 하와이를 방문했고, 이들이 지출한 금액은 약 190억 달러에 이릅니다. 관광업은 하와이 GDP의 약 23~25%를 차지하며, 고용 인구의 30% 이상이 직·간접적으로 관광산업에 종사합니다.

그러나 이 같은 의존 구조는 위기에 매우 취약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이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관광객이 급감하자 하와이는 사실상 경제 마비 상태에 빠졌고, 수천 개의 관광 관련 기업이 도산하거나 문을 닫았습니다. 이에 따라 하와이 주정부는 관광업 수익에만 의존하는 구조를 탈피하고자 관광세를 통해 다른 공공 영역에 대한 재정 확보를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관광세 수익은 자연 보호구역 유지 관리,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 저소득층 주거 복지, 재난 복구 자금 등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러한 투자는 장기적으로 지역 주민 삶의 질 향상과 하와이의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또한 관광세가 도입되면서 관광객 수도 일정 부분 자연스럽게 조절되는 효과도 생겨, 관광지의 과밀 현상 완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의 시각도 존재합니다. 관광세로 인해 여행 비용이 증가하면서 중산층 이하 해외여행객들에게는 하와이가 '고급 여행지'로만 인식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가족 단위나 장기 체류를 계획하는 관광객에게는 부담이 커져 예약 취소나 여행지 변경으로 이어지며, 이는 다시 하와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결국 관광세가 경제적 수익 다변화의 길이 될 수도 있지만, 세율이나 적용 방식이 공정하고 투명해야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 관광을 위한 새로운 시도인가?

하와이의 관광세 도입 배경에는 단순한 수익 창출 이상의 목적이 있습니다. 바로 지속가능한 관광, 즉 관광객과 지역사회가 공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매년 수백만 명이 방문하면서 발생하는 환경 파괴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산호초 훼손, 토양 침식, 플라스틱 쓰레기 증가, 수질 오염 등은 하와이 생태계에 치명적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이는 다시 관광 자원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관광세는 이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활용됩니다. 세금을 통해 확보된 재원은 하와이의 해양 생태계 복원, 멸종 위기 동식물 보호, 친환경 교통 시스템 도입, 지역 주민 교육 및 고용 창출 사업 등에 투입됩니다. 예를 들어 하나우마 베이는 입장객 수를 제한하고, 입장료 수익을 해양 환경 보전에 직접 활용하고 있으며, 카우아이 섬에서는 관광세로 유기농 농업 지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관광객이 지역 문화를 존중하고 책임 있는 태도로 여행하도록 유도하는 교육 캠페인도 병행되고 있습니다. ‘Malama Hawaii(하와이를 돌보자)’ 캠페인은 여행자가 단순 소비자가 아니라 환경과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관광세의 철학적 배경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철학이 실현되기 위해선 투명성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현재 일부 주민과 시민 단체에서는 관광세 사용 내역이 불분명하고, 실질적으로 환경 보호보다는 일반 행정 예산에 전용되는 사례가 있다고 비판합니다. 따라서 관광세가 진정한 지속가능성을 구현하려면 명확한 사용처 공개, 주민 참여 기반의 운영 시스템, 외부 감사 체계 등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와이 관광세 논쟁은 단순히 “더 내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비용 분담 구조의 시작이자, 관광객과 지역 주민 간의 새로운 관계 정립에 대한 실험입니다. 하와이가 자연과 문화의 보고로서 그 가치를 유지하려면, 관광세와 같은 책임 있는 제도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다만, 그 부과 방식이 공정하고 투명해야 하며, 관광객들에게도 그 목적이 분명히 전달되어야 합니다. 소비보다 가치 중심의 여행, 이제는 여행객도 ‘가치비’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하와이 관광세가 이 새로운 흐름의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